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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야구장·축구장 빌려 쓰는 '스포웨딩', 기존 예식 비용과 큰 차이 없다는데…

[출처] 본 기사는 조선일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스포웨딩 촬영 비용 웨딩드레스 대여 등 포함 300만원 선이면 충분
실내 스튜디오와 비슷… 美선 이미 대중화 경기 없는 날에 대여
1루선 축가, 2루선 축사…응원 단상서 결혼식도

내년 2월 12일 결혼식을 올리는 최정규(28)씨와 조은혜(28)씨는 지난 4월 조금 이른 웨딩촬영을 했다. 촬영 장소는 축구팀 수원삼성블루윙즈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이었다. K리그 수원삼성블루윙즈의 팬인 두 사람의 아이디어였다. 두 사람은 올해에만 15번 축구를 보러 함께 다닐 정도로 지난 3년간 축구장 데이트를 자주 했다. 4월에 촬영한 이유도 수원과 서울이 맞붙는 수퍼매치 때 사진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웨딩촬영에서 정규씨는 파란색 축구 유니폼 상의에 검은색 바지를 입었고, 은혜씨는 유니폼 밑에 흰색 레이스 치마를 입었다. 은혜씨 손에는 부케가 들려 있었다. 정규씨는 "축구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결혼하는 만큼 웨딩촬영도 축구장에서 하고 싶었는데 로망을 이뤘다"고 말했다.

축구장이나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에서 웨딩촬영을 하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스포웨딩'이 유행이다. 관람석에서 셀프 웨딩 촬영을 하는 예비 부부부터 경기가 없는 날이나 경기를 하지 않는 시간에 맞춰 경기장을 통째로 빌려 촬영을 하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연인도 있다. 웨딩촬영 비용은 웨딩드레스 대여 등을 포함해 300만원 선으로 일반 실내 스튜디오와 별 차이가 없다.

다음 달 10일 결혼 예정인 임영빈(40)·이두영(39)씨 커플은 야구 경기가 없던 지난달 27일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 홈구장인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웨딩촬영을 했다. 인천 출신이자 프로야구팀 SK와이번스의 팬인 두 사람의 데이트 장소가 주로 야구장이었을 정도로 광팬이기 때문이다. 두영씨는 웨딩드레스를, 영빈씨는 턱시도를 갖춰 입고 선수들이 섰던 그라운드에 섰다. 두영씨는 "마운드에서 촬영할 때는 '여기가 김광현이 섰던 마운드', 외야 잔디밭에서 찍을 땐 '여기서 김광민이 공을 이렇게 잡았었지'라고 남자친구와 이야기하게 되더라"며 "스튜디오에서 뻔한 포즈로 촬영한 것보다 훨씬 편안하고 자유롭게, 또 좋아하는 공간에서 촬영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도 인천 문학경기장 내 웨딩홀에서 올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선 최근 생겨나고 있지만 '스포웨딩'은 미국에선 이미 대중적이다. 강정호 선수가 뛰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홈구장 PNC파크에선 결혼식 이벤트 코스도 있다. 주례 앞에서 언약식을 올리는 것은 홈에서 하고, 1루에선 축가를, 2루에선 들러리들의 축사를 듣는 식이다. 그라운드에 내려가지 않고 응원단상에서 신랑·신부가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들을 관람석에 앉히는 결혼식도 있다. 피로연은 구장 내 마련된 식당에서 이뤄진다. 박찬호가 뛰었던 LA 다저스의 홈구장이나 뉴욕 메츠의 시티필드도 비슷하게 팬들의 결혼식을 위해 구장을 빌려주고 있다.

SK 와이번스와 계약을 하고 국내 최초로 스포웨딩을 시작한 웨딩업체 '그랜드 오스티엄' 관계자는 "하루에 2~3건 이상 스포웨딩 문의가 온다"며 "인기가 많아지는 만큼 내년 결혼 철에는 야구장뿐 아니라 배구장과 축구장과도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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